요근래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학문’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학문이 새롭게 변화하는 산업화 사회와 자유경쟁 시스템체제에 적응하면서 과학자들이 학문에 접근하는 태도, 인식등을 변화시켰다. 옛날처럼 더이상 자연과 사회의 현상을 이해하고 법칙을 찾아내며, 인류 보편적 가치와 지식을 탐구하는 순수한 ‘학문’이 아닌 ‘사업’이라는 측면이 강조되었는데 이는 학문의 발전, 탐구에 필요한 자본과 투자가 기업, 정부에 의해 좌지우지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문제는 정부와 기업이 여러 학문분야의 미래 발전과 관련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각각 상황에 맞게 정부, 기업은 발전할 필요가 있는 해당분야가 무엇이고 왜 그 분야발전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해서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귀중한 혈세를 투입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도록 해야한다. 잘 설계된 과학발전 정책아래 수많은 학문 분야들이 정부, 기업, 나라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탄탄하고 안정적인, 그러면서도 근거있는 지원아래 발전을 모색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부는 단순한 무한 경쟁을 통한 각각의 발전을 모색하는 모양새를 오늘날 보여주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의 ‘학문’끼리 무한 경쟁을 유도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자본을 필요로하지만 산업적 측면, 그리고 근시안적인 측면에서 그리 크게 두드러지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기초학문에 경우에는 이 무한 경쟁에 있어서 매우 불리한 입장을 갖는다. 이러한 새로운 학문의 풍토와 현상들은 각각 학문분야에 있는 중견급 학자들로 하여금 ‘성과’, ‘실적’ 에 상당히 민감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곳곳에서 수많은 비윤리적인 문제들이 야기되었다.
‘결과’가 곧 생존이 되는 현실에서 더이상 중견급 학자들(교수, 박사)은 후학들의 미래와 자신의 학문발전에 더 이상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자신의 부와 명예, 생존을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할애하기 시작했다. 또한 자신의 수하에 있는 학생들과의 상하수직적 관계를 통해 엄청난 갑질을 하고, 후학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학문에 대한 열정을 잃게 만들었다. 청년들은 이른바 ‘현실(비상식적인)’이라는 벽에 좌절하여 학문정진이라는 길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한다. 이것은 대학이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망각하게 만들고, 취업훈련소로써의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낭비비용은 엄청난데 문제들을 여전히 잘 교육되고, 좋은 결과들을 빨리빨리 내놓을 수 있는 소수의 양성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결국 악순환을 심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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